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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력 分別力 
명사 
1. 서로 다른 일이나 사물을 구별하여 가르는 능력. 
2. 세상 물정에 대하여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능력. 

 

지난주 안타까운 해군 병사의 죽음이 있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돌아온 최영함의 환영식 중에 배를 묶고 있던 밧줄이 끊어져 최종근 병장(사망 후 하사로 특진)이 숨지고 말았다.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음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그것도 전역을 불과 한달 앞둔 병사에게 들이닥친 비극이었다.
그런데 며칠 뒤 최하사의 죽음이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이른바 ‘미러링(남성에 의한 여성 혐오를 거울 비추듯 그대로 돌려 준다는 의미)’를 표방하는 남혐 사이트 ‘워마드’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믿기 어려운 일이라 직접 워마드 사이트를 찾았다. 최하사의 죽음을 웃음거리로 게재한 최초의 글은, 그저 최 하사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죽음을 낄낄대고 있었다. 

 

언론의 비판에 반발하는 후속 글들을 읽으면서 이들의 생각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이 당해 온(위안부로부터 각종 성추행 또는 폭행까지) 피해와 혐오가 얼마나 큰데, 그 가해자이자 방관자인 남자 한 명의 죽음을 조롱한 게 무슨 대수냐는 것이다.

 

결국 워마드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처해 온 부당함을 이유로 한국 남성에게 무조건적인 반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므로 한 인간의 죽음조차, 그것이 ‘남성’의 죽음이라는 이유만으로 웃음거리가 됐다. 혐오의 대상에게 일어난 비극은 혐오의 주체에겐 희극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성들의 얼굴을 꽃처럼 장식한 그림의 뜻도 알만했다. 죽음으로써 자신들의 혐오감에 카타르시스를 주었다고 ‘높이’ 평가한 것이다.

 

여성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남성에 비해 부당하게 대우받는 한국사회의 분위기는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회적 각성 또는 변화와 죽음에 대한 조롱은 별개의 문제다. 한강에서 뺨 맞은 걸 종로에서 풀려 한다면 또 다른 드잡이가 벌어질 뿐이다. 일본이 역사를 왜곡한다고 일본인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세상의 모든 개념은 비교와 공존을 본질로 한다. ‘네모’가 없다면 ‘세모’도 없다. ‘여성’이 없다면 ‘남성’도 없으며 그 역도 마찬가지다. 여성만 있는 세상이라면 ‘남혐’도 ‘여혐’도 없을 터, 설마 워마드는 그런 세상을 꿈꾸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대체 어떤 세상을 그리는 걸까? 워마드의 뒤틀린 언사들을 읽어 보노라니 그런 분별 있는 답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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