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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남북관계에는 훈풍이 불었다. 당장이라도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한반도는 화해의 급물살을 탈 듯했다.

 

 

하지만 일년만에 남북미 3국의 표정이 어색해졌다. 특히 한국의 입장이 난처하다. 하노이에서 등을 돌린 북한과 미국은 서로 자기편에 서라고 한국을 닦달한다. 미국은 '동맹'을, 북한은 '민족'을 내세운다. 

 

 

현실을 제대로 보려면 국제사회의 특성을 직시해야 한다. '현실주의' 관점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일종의 '무정부상태'다. 개인 간 다툼에는 정부가 나서지만 국제사회에는 그런 게 없다. (UN은 국가들의 협의체일 뿐이다) 그러니 국가는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게다가 국가는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다. 미국의 신학자이자 윤리학자인 라인홀트 니부어는 '개인 윤리'와 '집단 윤리'를 구분했다. 구성원들의 인격과 무관하게 집단은 이기적 속성을 띨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자님 11명과 부처님 11명이 펼치는 축구 경기도 격렬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국제사회는 한 마디로 '이기적인 국가들의 생존을 위한 싸움터'다. 여기에는 개인 수준에서 오가는 덕목들, 예컨대 '배려', '양보'. '공감' 따위가 들어설 여지가 없다. 냉정하게 득실을 교환하거나, 여의치 않을 땐 힘으로 누르는 것이 국제사회의 본질이다. 국가 간 협력의 가능성을 현실주의보다 높게 보는 자유주의 입장에 따르더라도 관계의 바탕은 어디까지나 실리에 대한 기대지 심리적 기대가 아니다.

 

 

그러므로 북한 핵문제를 다룰 때 자꾸 '우리 민족' 또는 '피를 나눈 혈맹' 식의 감성코드를 내세우면 일은 되려 꼬이기 쉽다. 그 어느 때보다 국제관계에 대한 합리적 관점이 필요하다. 합리(合理)란 본래 '이성에 부합함'을 뜻하나, 국제관계에서는 '이익에 부합함[合利]'이라 여겨도 무방하다.

 

 

- 현실주의, 자유주의, 국가 이익  <법과 정치>
-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 개인윤리, 사회윤리 <생활과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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