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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에 의한 끔찍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진주에서는 40대 조현병 환자가 자기 집에 불을 지르고 다섯 명의 주민들을 살해했다. 바로 엊그제는 10대 조현병 환자가 윗집 할머니를 죽인 사건이 벌어졌다. ‘할머니가 자신을 조종한다’는 이유였다. 
  


「사회문화」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일탈행동’이라 부른다. 사회의 일반적인 규범에서 벗어났다는 뜻이다. 대부분 인간의 행위가 그렇듯이, 일탈행동은 개인적 원인으로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얼핏 환자 개인의 문제로만 여기기 쉽지만 그 뒤에는 사회적 원인도 맞물려 있게 마련이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의 행위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이 있음을 고찰하는 안목을 사회학자 밀스는 ‘사회학적 상상력’이라 불렀다. 
  


사회학적 상상력을 발휘해 이번 사건을 살펴보면 조현병 환자에 대한 국가의 관리 소홀이 문제로 대두된다. 혹자는 이에 대해, ‘자기가 병에 걸려 저지른 일에 국가가 무슨 책임이 있느냐’고 반론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정의론」을 쓴 롤스의 주장을 들어보자. 롤스는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능한 최대의 혜택을 주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주장했다. 왜 그런가?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는, 심지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가상의 상태를 생각해 보자. (롤스는 이를 ‘원초적 상태’라 불렀다.) 만약 이 상태에서 공동체의 규칙을 만든다면, 사람들은 최소한 ‘우리 중에서 제일 어려운 사람에게 최대의 혜택을 주자’는 말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가 바로 ‘그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이번 사건으로 돌아온다면, 조현병 환자들은 사회에서 ‘어려운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경제생활을 하기도 쉽지 않거니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심각한 상태에 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들의 열악한 처지를 드러낸다. 롤스의 논리가 타당하다면, 이러한 사람들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필요하고도 당연한 일이다. 그것이 ‘정의로운 사회’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는 이번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보상금을 더 주고 받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국가가 나서 막아야 한다는 것은, 고등학생들도 아는 「정의론」의 당연한 귀결이다.
 
  
- 일탈행동, 사회학적 상상력 (「사회문화」)
- 롤스, 원초적 상태, 공정으로서의 정의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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